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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KOREA

문화예술-산업동향

THACCA: 현재진행형인 태국의 초대형 창의산업 전담기관 설립과 이가 아세안에 주는 시사점

  • 6일 전
  • 5분 분량


태국창의문화진흥원 (THACCA, สำนักงานส่งเสริมวัฒนธรรมสร้างสรรค์)

기관 개요 : 태국 총리실 산하에 설립이 추진 중인 ‘슈퍼 에이전시’로, 음식, 스포츠, 축제, 관광, 음악, 출판, 영화, 게임, 예술, 디자인, 패션 등 11개 분야를 아우르며 태국의 소프트파워 및 창의산업 전략을 총괄하는 기관

참고 모델: 한국의 KOCCA(한국콘텐츠진흥원), 대만의 TAICCA(대만창의콘텐츠진흥원), 프랑스의 CNC(국립영화영상센터)

2026년 6월 기준 현황:  2024년 초부터 전략혁신실(Strategic Transformation Office) 산하에서 사실상 운영되고 있으나, 설립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아 독립 법인으로 공식 출범하지는 못한 상태.

주요 목표: ‘One Family, One Soft Power(OFOS)’ 프로그램을 통해 태국인 2,000만 명 역량 강화, 일자리 2,000만 개 창출, 연간 1조 바트 규모의 경제적 수익 창출

2023년 9월 프아타이당 주도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첫 국무회의에서 국가 소프트파워 전략위원회(National Soft Power Strategy Committee) 를 설치했다. 이는 창의경제가 태국 경제정책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였다. 배경에는 인구구조와 경제구조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었다. 태국의 합계출산율은 약 1.0 수준까지 하락했고, 기존 산업만으로는 충분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정책 입안자들은 소프트파워를 태국 경제구조 전환의 핵심 엔진으로 규정했다. THACCA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제도적 해답으로 구상되었다. 기존에 문화부, 상무부, 관광청 등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기능을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하려는 시도였다.



태국이 만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THACCA 설계자들은 한국의 KOCCA, 대만의 TAICCA, 프랑스의 CNC를 참고 모델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구상은 태국만의 독자적 조합에 가깝다. 예정된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 영화 등록·허가·인센티브를 통합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

  • 직접 프로젝트 지원

    • 2024~2025년 동안 약 670만 달러 규모 투자

    • 태국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30~40개 프로젝트 지원

  • 해외 제작사 로케이션 인센티브를 20%에서 30%로 확대

  • 노후화된 영화법 개정

  • 신규 국제영화제 창설


THACCA의 가장 큰 특징은 범위(scope) 에 있다. 참고 모델인 KOCCA, TAICCA, CNC 중 어느 곳도 11개 산업을 모두 포괄하지 않는다. THACCA는 콘텐츠 산업뿐 아니라 음식, 스포츠, 축제, 관광까지 관할 범위에 포함시킨다.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태국 문화경제의 실제 구조를 반영한 결과다. 태국의 문화 수출은 콘텐츠보다 음식과 관광 경험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결국 THACCA는 콘텐츠 IP와 관광 중심 문화진흥을 하나의 기관 안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하려는 세계 최초의 시도에 가깝다. 성공한다면 이는 수입된 모델이 아닌, 동남아시아 현실에 적합한 새로운 정책 모델이 될 수 있다.


현재 상황: 순탄치 않은 제도화 과정

그러나 기관 설립은 정책적 야심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했다. 국무위원회 사무국이 작성한 설립 법안은 기존 창조경제진흥원을 THACCA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원래는 2024년 말까지 의회 통과가 예상되었다. 이후 목표 시점은 2026년 1분기로 연기되었다. 하지만 2026년 중반 현재 THACCA는 여전히 전략혁실 산하 조직에 머물러 있다. 웹사이트와 브랜드, 프로그램, 직원은 존재하지만 독립적인 법인격과 자체 예산은 없다.


가장 큰 장애물은 정치적 불안정성이었다. 소프트파워 전략위원회는 총리가 교체될 때마다 해산과 재구성을 반복했다.

2024년 8월 스레타 타위신(Srettha Thavisin) 총리 실각과 함께 해체되었고, 같은 해 10월 패통탄 친나왓(Paetongtarn Shinawatra) 정부에서 재구성되었으며, 2025년 친나왓의 해임과 동시에 다시 해산되었다. 현재 정부는 승인된 예산을 물려받았지만 미완성 기관을 떠안은 상태다. 예산은 계속 투입되고 있다. 2026 회계연도에만 약 39억 바트가 소프트파워 전략에 배정되었다. 다만 이 예산은 THACCA를 통해 집행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처를 통해 분산 집행되고 있다.


루벤 하타리(Ruben Hattari), 넷플릭스 동남아공공정책 총괄 / "넷플릭스가 변화시킨 콘텐츠 생태계" บนเวที Pathway Stage งาน THACCA SPLASH : Soft Power Forum 2024 (29 มิ.ย. 67 | 14:45-15:00)

숫자가 말해주는 이야기

2025년 말부터 의회와 상원의 검증도 강화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숫자에 있다. 부처별 사업을 모두 포함하면 2024~2025년 소프트파워 관련 지출은 약 80억 바트에 달한다. 이는 공식적으로 전략위원회 예산으로 알려진 6억 3,500만 바트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대표 사업인 OFOS 프로그램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2,000만 명 양성을 목표로 했지만 첫 2년간 실제 수료자는 약 2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투입 예산은 9억 바트가 넘는다. 이에 따라 감독기관들은 이 지출이 실제 소프트파워 성과를 창출하고 있고, 국가 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아세안 전역에서 진행되는 제도화 흐름의 일부

THACCA는 아세안 전역에서 진행 중인 창의경제 제도화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이 먼저 움직였다. 2022년 창조산업진흥법(Creative Industries Development Act)을 제정해 장관급 협의체를 설치했고, 위성계정을 통해 창의산업 규모(2025년 기준 약 2조 1,200억 페소)를 측정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2030년까지 아세안 창의경제 선도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인도네시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2024년 말 창의경제를 독립 부처 수준으로 격상했다. 태국은 제3의 길을 선택했다. 협의체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강력한 집행기관 모델이다.


결국 각국은 동일한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창의경제 정책 권한을 어디에 두어야 정치 변화 속에서도 지속가능하고 실제로 자금도 움직일 수 있는가?" 이 때문에 THACCA의 성패는 태국을 넘어 아세안 전체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관광 의존도가 높은 창의경제 국가들에게 태국은 콘텐츠와 관광을 통합한 기관 모델이 관광 중심 경제를 IP 생산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실험장이 되고 있다.



한국 사례가 주는 시사점

태국이 KOCCA를 주요 참고 모델로 언급하는 만큼, 한국 경험에서 실제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세 가지이며, 그중 어느 것도 기관 구조 자체는 아니다.


  • 1. 조직보다 법률이 먼저다. 한국의 콘텐츠 진흥 체계는 정권 교체를 반복하면서도 유지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1999년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시작으로 기관의 법적 지위와 예산, 권한이 법률로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태국의 전략위원회는 총리령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미 2년 동안 두 차례 해산을 경험했다. 교훈은 명확하다. 법을 먼저 통과시켜라. 행정명령 위에 세워진 기관은 그것을 만든 정권과 함께 사라진다.

  • 2. 수출 성공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장기 자본. 한국의 콘텐츠 펀드는 한류가 본격적인 수출 현상이 되기 훨씬 전부터 여러 정부를 거치며 장기간 운영되었다. 또한 연례 행사 중심 예산이 아니라 장기 투자형 펀드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IP 개발을 단기 이벤트 중심 지출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현재 태국은 축제와 행사 중심 지출 비중이 높다. 따라서 한국 경험이 주는 가장 직접적인 경고는 다음과 같다. 눈에 보이는 행사보다 장기적인 IP 투자 구조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 3. 권력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총리 직속의 THACCA 구조는 강한 정치적 추진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한국 역시 2010년대 중반 문화예술 지원 사업에 대한 정치 개입 논란을 경험한 바 있다. 기관이 권력과 지나치게 가까울 경우 정책적 도구로 활용될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독립적인 거버넌스 구조는 단순한 행정 장식이 아니다. 기관이 자신을 만든 정부보다 오래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태국은 이미 총리가 바뀔 때마다 전략위원회가 해산되는 경험을 통해 이 문제의 초기 형태를 경험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발전 순서이다. 한국은 콘텐츠 IP 수출이 먼저 성장했고, 관광은 그 결과로 따라왔다. 반면 태국은 관광 기반에서 출발해 IP 산업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한국 사례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관광 수입이 다음 행사에 재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IP 생산 역량 강화에 투자되는지가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시사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들

향후 1년간 THACCA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지표는 다음과 같다.


  1. THACCA 설립법의 의회 통과 여부: 독립 법인격과 자체 예산 확보의 핵심

  2. 총리 직속 구조 유지 여부: 또는 보다 독립적인 거버넌스 체계로 전환될지

  3. 상원의 예산 심사 결과: 사업의 공공적 정당성과 지속성에 영향

  4. 30% 로케이션 인센티브 및 영화법 개정 추진 여부: 단기적으로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정책

  5. 필리핀의 2026년 ASEAN 의장국 역할: 개별 국가의 실험이 ASEAN 차원의 공동 의제로 발전할 수 있을지 보여줄 지표


THACCA는 아직 완성된 기관이 아니다. 그러나 THACCA가 제기하는 질문은 이미 아세안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의경제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 그리고 관광 중심 경제를 IP 중심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가. 태국은 지금 그 답을 찾기 위한 가장 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참고 문헌

  • National Soft Power Strategy Committee establishment (PM Office Order 230/2023) and reconstitution records

  • Bangkok Post and Nation Thailand reporting on the Creative Culture Promotion Act and THACCA launch timeline (2023–2025)

  • Thai Enquirer and Senate Budget Oversight Committee figures on soft-power spending and OFOS outcomes (Sept. 2025)

  • Deadline, TCCF coverage of THACCA's content-industry toolkit (Nov. 2024)

  • Republic Act No. 11904 (Philippines, 2022); PSA Creative Economy Satellite Accounts (2026); Indonesia Ministry of Creative Economy establishment (2024)

  • Framework Act on the Promotion of Cultural Industries (Korea, 1999); THACCA official site (thacca.go.th); ISEAS Perspective 20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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