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아카이브: 필리핀의 현대 시각예술과 공연예술」(2017)
- hub asean
- 1월 6일
- 2분 분량
「ART ARCHIVE 01」는 2017년 11월 일본국제교류기금 마닐라가 발간한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필리핀의 현대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학술 연구서이다. 이 책은 필리핀 전역의 역동적인 문화 현장을 반영하며, 예술가·퍼포머·아트라이터·큐레이터·언론인·학자 등 다양한 필진이 참여해 폭넓은 담론을 제시한다.
편집자 패트리샤 투망(Patricia Tumang)의 기획 아래 출판물은 필리핀 예술 실천과 움직임이 어떻게 지역적 맥락과 글로벌 영향 사이의 긴장 속에서 형성되어 왔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변화하는 정치·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필리핀 예술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창작하는지 살피며, 독립적 예술가 주도 공간과 제도권 전시 및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예술 표현의 차이를 비교 분석한다. 더불어 필진들은 “동시대성”에 대한 서구 기준과 정의에 필리핀 예술가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협상하는지, 그리고 점점 더 연결되는 국제 예술 시장 속에서 어떤 전략을 구축하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의한다.
구조와 주제적 구성
이 출판물은 역사적 기반에서 현재의 실천까지 필리핀 예술의 흐름을 따라가는 세 개의 상호 연관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Retracing Histories(역사를 되짚다)’는 1970년대의 정치적 혼란기를 출발점으로 지난 50여 년간의 필리핀 미술사를 조망하는 글들로 시작된다. 링고 부노안(Ringo Bunoan)의 「Excavating Spaces and Histories: The Case of Shop 6」는 1974년 검열된 전시를 계기로 예술가들이 임시 대안 공간 ‘Shop 6’를 설립하게 된 과정을 재구성한다. 당시 마닐라 미술계를 기록한 조이 다이릿(Joy Dayrit)의 미출간 원고를 바탕으로, 필리핀 개념미술의 초기 전개와 마르코스 독재 정권이라는 정치 현실이 어떻게 충돌했는지를 보여준다.
리사 이토-타팡(Lisa Ito-Tapang)의 「Visual Arts and Activism in the Philippines」는 사회 현실을 비판적으로 다룬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발전을 추적하며, 마르코스 시대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 등장한 인형상, 벽화, 전시, 퍼포먼스, 정치 만화 등을 분석한다. 이어 마유미 히라노(Mayumi Hirano)의 「Bridge Over the Current」는 1980~1990년대 예술가들이 직접 조직한 바기오 아트 페스티벌과 비사야스 아트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현대 예술 및 퍼포먼스 축제의 기원을 설명한다.
‘Movement & Performativity(움직임과 퍼포머티비티)’는 필리핀의 현대 무용, 퍼포먼스, 연극의 교차 지점을 다룬다. 전통 형식이 어떻게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시대 문맥 속에서 변화했는지를 탐색한다.시르 안릴 피네다 티아트코(Sir Anril Pineda Tiatco)의 「Understanding the Contemporary in Philippine Theater」는 서구 극작 전통이 여전히 필리핀 연극의 ‘동시대성’ 규범을 형성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동시에, 토착 공연 전통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리나 안젤라 코퍼스(Rina Angela Corpus)의 「Mapping Out Contemporary Dance in the Philippines」는 전통 무용단에서 오늘날 독립 무용단에 이르기까지 필리핀 현대무용의 여정을 추적한다. 그녀는 현대무용이 다양한 스타일을 융합하고 멀티미디어, 영화, 정치, 사회 담론과 교차하며 새로운 형식을 실험해 왔음을 보여준다.
‘Redefining Contemporary Visual Art(동시대 시각예술 재정의)’는 글로벌 아트 마켓 속에서 ‘동시대 예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어윈 크루즈(Irwin Cruz)의 「Filters」는 디지털 기술과 소셜 미디어가 마닐라 사진예술의 생산과 소비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분석한다. 주얼 추아운수(Jewel Chuaunsu)의 「Global Filipino Contemporary Artists」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6명의 필리핀 예술가를 조명하며, 물리적 거리감이 오히려 강한 문화적 정체성 유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더피 오센탈(Duffie Hufana Osental)의 「Contemporary Visual Art in Cebu」는 마닐라 중심의 예술 담론에서 벗어나 세부(Cebu)의 활발한 예술 생태계를 조명하며, 이곳 예술가들이 전통 양식을 넘어 실험적 미학과 대안적 전시 플랫폼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비평적 의의와 동시대적 의미
이 출판물은 필리핀이 50년 만에 베니스 비엔날레에 복귀하고, 국내 미술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던 중요한 시기에 등장했다. 책은 식민 역사, 정치적 소용돌이, 독재 체제 등을 거치며 형성된 필리핀 현대미술의 궤적을 비판적으로 조망하며, 마닐라 중심주의와 지역 간 긴장, 상업성과 실험성 사이의 갈등, 제도권과 독립 예술 사이의 지속적 긴장을 드러낸다.
또한 디지털 포맷으로 출간한 일본국제교류기금의 결정은 현대적 문화 교류 방식과 지식 확산 전략을 반영하며, 필리핀 예술 담론을 전 세계에 접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필리핀 국내외의 예술가, 교육자, 큐레이터,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문화기관에게 실질적 참고 자료로 기능하며, 동시대 필리핀 예술 이해를 위한 중요한 학술 자원으로 자리매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