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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KOREA

문화예술-산업동향

아세안 창의 산업 진흥 센터(The ASEAN Center of Excellence for Creative Industries(CoE))

  • 4월 8일
  • 5분 분량

문화 교류로부터 경제 부흥으로


1. 개요 : 기관적 차원의 변화


아세안에서 창의 산업은 문화 예술과 부분 집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의 '아세안 창의 산업 진흥 센터(이하 CoE)' 설립은 이러한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상징한다. CoE는 "오렌지 이코노미(창의 산업 분야)와 "디지털 이코노미"를 아우르며, 산재되어있는 국가 산업을 통합된 국가의 원동력 산업으로 변화시키는 최초의 기관 산하 플랫폼이다.


필리핀 통상산업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 DTI)에 의해

‘우선 경제 성과(Priority Economic Deliverable, PED)’로 공식 지정된

해당 CoE는, 디지털 미디어, 영화, 음악, 디자인 및 광범위한 창의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정책 대화, 역량 강화, 그리고 부문 간 협력을 촉진하는 역동적인 허브로 기능할 예정이다.¹




2. 역사적 형성 과정: 담론에서 정책 성과로

창의산업을 위한 아세안 차원의 중앙 허브는 단기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약 20년에 걸친 점진적 발전의 산물이다.

  • 2004–2009년 (개념형성 단계): 2000년대 중반, 태국(‘Creative Thailand’ 정책)과 인도네시아 등 일부 회원국을 중심으로 창의성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 2011년 (The "국제적 서비스 허브 Global Services Hub" 연구): 동아시아·아세안 경제연구소(ERIA)의 초기 연구는 애니메이션, 디자인, 디지털 출판 등을 포함한 창의 서비스 분야를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체제 하에서 역내 통합을 견인할 핵심 산업으로 규정하였다.²

  • 2020–2021년 (코로나 팬데믹 전환점): 2020년 11월 제37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아세안 포괄적 회복 프레임워크(ASEAN Comprehensive Recovery Framework, ACRF)는 창의경제를 팬데믹 이후 회복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위한 고잠재 분야로 명시하였다.이후 이행계획(Implementation Plan)은 창의경제 관련 아세안 실무협의체(ASEAN Working Group on Creative Economy) 설립을 촉구하고, 범분야(cross-pillar) 협력 플랫폼으로서 아세안 문화·창의산업센터(ASEAN Centre for Cultural and Creative Industries, ACCCI) 설립을 공식 제안하였다.³

  • 2022년 (씨엠립 선언): 캄보디아 의장국 체제 하에서 아세안은 2022년 7월 7일, 「문화·창의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적응적인 아세안 공동체 증진에 관한 씨엠립 선언(Siem Reap Declaration)」을 채택하였으며, 이는 창의경제에 대한 상설 정책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최초의 장관급(ministerial-level) 승인 근거를 마련하였다.⁴

  • 2025년 5월 (공식 채택 단계): 씨엠립 선언을 기반으로, 영국 정부의 지원 하에 추진된 ASEAN–UK Advancing Creative Economy Programme을 통해 공동 개발된 「아세안 창의경제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ASEAN Creative Economy Sustainability Framework)」가 2025년 5월 26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제46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정상급에 의해 채택되었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역내 창의경제 통합을 위한 전략적 ‘청사진(blueprint)’을 제공하였다.⁵

  • 2026년 (물리적 구축 단계): 필리핀의 우선 경제 성과(PED)는 2025년 프레임워크를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조치로,CoE의 공식 설립을 통해 전략적 비전을 제도적·물리적 인프라로 구체화하는 단계에 해당한다.⁶


3. 비교 분석: ASEAN CoE의 차별성

CoE의 정책적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국제 프레임워크와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징

ASEAN CoE (ACE–CI)

UNESCO (UCCN)

APEC

주요 목표

경제 통합 —

통합된 역내 시장 구축 및 무역 기준 표준화

문화적 다양성 — 문화유산 보호 및 도시 문화 정체성 증진

무역 자유화 — 태평양 지역 내 창의 상품 및 서비스의 장벽 완화

범위

지역 단위 (회원국 11개국, 2025년 10월 동티모르 가입 포함)

글로벌 단위 (개별 도시 중심)

환태평양 단위 (21개 경제체)

운영 방식

직접 개입형(Direct Intervention) — 지식재산권(IP) 법제 표준화, 자금 접근성 개선, 인력 인증 체계 구축

네트워크 기반(Networking) — ‘창의도시(Creative Cities)’ 간 모범사례 공유 (예: 바기오, 반둥)

정책 인큐베이션(Policy Incubation) — 정책 브리프 발간 및 고위급 무역 권고안 제시

정량적 중점 지표

역내 GVA(총부가가치) 추적을 위한 지표 표준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에 대한 질적 영향 분석

글로벌 수출입 중심의 거시 무역 데이터

핵심 차별점 (Key Distinction) : UNESCO가 문화를 공공재(public good)로 다루고, APEC이 무역 흐름에 초점을 두는 반면, ASEAN CoE는 실행 중심의 촉진 기구(operational catalyst)이다. 이는 중소·중견기업(MSMEs)이 역내 규제를 이해하고, 국경 간 자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원스톱 플랫폼(one-stop shop)’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었다.


4. 기능적 축 (Functional Pillars)

CoE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시장 실패(market failures)’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조로 설계되었다.

A. 지식재산(IP) 가치평가 및 표준화

역내 창작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제약은 지식재산(IP)을 금융 담보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CoE는 아세안 지식재산 협력 작업반(AWGIPC)과 협력하여 IP 가치평가에 대한 역내 공통 기준을 마련하고,이를 통해 필리핀 애니메이터나 태국 게임 개발자와 같은 창작자들이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금융 조달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필리핀 통상산업부(DTI) Allan B. Gepty 차관은 다음과 같이 강조한 바 있다: “아이디어, 발명, 디자인 및 창작물의 금융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관계자들이 무형자산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B. '헥사-헬릭스(Hexa-Helix)' 협력 모델

CoE는 기존의 정부 간 협력체를 넘어, 다음 6개 주체를 통합하는 헥사-헬릭스 모델을 적용한다.

  1. 정부(Government): 정책 및 규제 수립

  2. 학계(Academia): 창의산업 교육과정 표준화

  3. 산업(Industry): 시장 수요 반영

  4. 시민사회(Civil Society): 포용성 확보 (원주민·지역 공예 포함)

  5. 미디어(Media): ‘Made in ASEAN’ 브랜드 확산

  6. 디지털/기술(Digital/Tech): 유통 인프라 제공

C. 지역 간 창의인력 상호인정체계

CoE는 창의산업 종사자를 위한 상호인정협정(Mutual Recognition Arrangement, MRA)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는 간호사, 엔지니어 분야에서 이미 운영 중인 MRA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그래픽 디자이너, 사운드 엔지니어, 애니메이터 등 창의 인력이 아세안 전역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간 인력 이동성 강화 체계를 의미한다.


5. 2026년 전략적 추진 방향 (Strategic Outlook)

필리핀이 필리핀 창의산업개발위원회(Philippine Creative Industries Development Council)를 통해 이행을 주도하는 가운데, 정책 결정자들은 다음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우선 추진해야 한다.

  1. 사무국 입지 확정

    활동을 총괄할 상설 물리적 또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본부 구축

  2. 디지털 창의기업 등록체계(Digital Creative Registry) 구축

    검증된 창의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기업 간(B2B) 매칭 활성화

  3. 지속가능 재원 구조 확보

    기존의 공여자 기반(예: ASEAN–UK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공공–민간 파트너십(PPP)을 통한 자립형 재원 모델 구축


6. 결론


아세안 창의산업 CoE는 단순한 문화 프로젝트가 아니라, 구조적 경제 개입(structural economic intervention)에 해당한다. 지식재산 보호, 데이터 체계 구축, 인력 표준화를 중앙화함으로써,아세안은 글로벌 콘텐츠 소비 시장을 넘어 ‘동양적 창의성(Oriental Creativity)’의 주요 생산 거점으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UNCTAD 자료(아세안 고위문화예술회의 SOMCA 및 필리핀 국가문화예술위원회 NCCA 인용)에 따르면,글로벌 창의경제는 2조 달러 이상의 시장 규모와 약 5천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동남아시아의 성장 속도는 전통 제조업을 상회하고 있다. CoE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세안이 선택한 가장 야심찬 제도적 투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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