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로 진화하는 도시 (2부): 도시 IP 구축 경로와 아세안(ASEAN) 도시의 성과 측정
1. 유네스코(UNESCO) 창의도시 지정의 파급력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를 통해 문화는 도시개발 전략에 직접 통합된다. 창의도시 지정은 ASEAN 내에서 창의 부문 성장의 강력한 촉매로 작동하지만, 결국 '촉매'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핵심적이다.
태국: 다중 도시 체계 전략
태국은 푸껫(미식), 치앙마이(공예·민속예술), 방콕(디자인), 수코타이, 펫차부리 등 5개 도시가 UCCN에 등재되어 있다.
방콕은 역내 인재를 세계 시장과 연결한다. 태국 창조경제진흥원(CEA)에 따르면 태국 창의산업은 연간 약 1조 4,400억 바트 (약 63조 1,440억 원)를 창출해 국가 GDP의 8.01%를 차지한다.
치앙마이는 란나(Lanna) 은세공, 직물, 목조각 등 전통 공예가 살아 숨 쉬는 중심지로, 창의적 사업 활동을 통해 이와 같은 문화유산을 계승하고 있다.
푸껫은 미식 정체성을 바탕으로 연간 약 120억 달러(약 16조 8,000억 원)의 관광 수입을 올린다.
실증 연구 결과 유의점: 2025년 태국 창의도시 분석 연구(Asia-Pacific Journal of Regional Science)에 따르면, 도시의 사업 환경(enabling business environment)은 지역 GDP를 높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문화적 활력(cultural vibrancy)’만으로는 경제적 성과가 자동으로 창출되지 않았다. 지정은 가시성을 높이지만, 경제적 전환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베트남: 국가 주도 하향식 전략
베트남은 2030년까지 4~6개의 유네스코 창의도시를 목표로 하는 총리 승인 국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2023년 호이안(공예·민속예술)과 달랏(음악)이 동시에 지정된 데 이어, 베트남은 창의도시 지위를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도시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2. 도시를 IP로 바꾸는 네 가지 경로
경로 | 모델 | 대표 사례 |
1. 상품 / 장르 | 대표 상품이나 장르가 도시의 브랜드가 됨 | 달랏(베트남) |
2. 축제 기반 | 반복되는 행사가 지구를 거점으로 바꿈 | 조지타운 / 우붓 |
3. 적응적 재사용 | 역사적 공간 자산이 창의 플랫폼이 됨 | 방콕 '무대로서의 도시' |
4. 스크린 관광·지역 IP | 미디어 서사가 공간 자산이 됨 |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
2.1 상품·장르 기반 모델: 베트남 달랏
2023년 유네스코 음악도시로 지정된 이후, 달랏은 2024년 8월 총리 지시 제30-CT/TTg호에 따라 도시 브랜딩을 국가 정책과 직접 연계했다.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핵심 자산: ‘안개의 도시/꽃의 도시(City of Fog / Flowers)’라는 스토리텔링 유산에 고원 커피, 프랑스 식민지 시대 건축물, 음악 공간을 결합
추진 방향: 2025년 7월 럼동성 행정 개편 이후, 2024~2027년 유네스코 공약 이행 기간을 위한 장기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민관협력(PPP)을 추진하고 있다.
2.2 축제 기반 모델: 행사 주도 도시 거점
조지타운 페스티벌과 조지타운 문학축제(GTLF, 말레이시아): 100여 개의 예술 행사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건축물을 결합한 축제로, 역내 대표적인 문학관광 거점 역할을 한다.
우붓 작가·독자 페스티벌 (인도네시아): 2022년 영향 조사에 따르면 체류당 130만 루피아 (약 11만 2,000원) 지출로 인근 중소기업 매출 25~50% 상승, 호텔 객실 점유율 32.5%p 상승 효과를 거뒀다.
방콕 디자인 위크 2026: 짜런끄룽, 딸랏노이, 프라나콘 등 140여 개 장소에서 개최되어 도심의 각 지역을 정책과 비즈니스의 새로운 시도를 위한 활발한 거점으로 탈바꿈시킨다.
공간 집중의 한계: 트로스비(Throsby) 등의 우붓 축제 관련 연구에 따르면 경제적 효과는 축제 중심부 인근의 제한된 반경 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특정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으로, 아래에서 살펴볼 글로벌 벤치마크인 일본과 유럽에서도 동일한 공간적 집중 현상이 확인된다. 따라서 도시 전체로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고 가정하기보다는, 이러한 공간적 집중을 예산 수립 단계에서 명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주목 사례 - 유산 소설 순회로 & Z세대 몰입형 여행: 2025~2026년의 주요 트렌드로 기획형 ‘유산 소설 순회로(heritage novel circuits)’와 작품 속 장소를 찾아가는 세트제팅(set-jetting) 문학 투어가 부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기관이 홍보하는 도보 투어를 통해 페낭, 싱가포르(포트 캐닝), 마닐라(인트라무로스), 우붓에 흩어진 작품 속 장소와 이야기를 연결함으로써 문학과 지역의 역사를 실제 공간의 IP로 전환하고, 과밀 명소에 집중되던 Z세대 여행객을 서사 중심의 도시 유산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2.3 적응형 재사용 모델: '무대로서의 도시', 방콕
2026년 CEA는 ‘무대로서의 도시(City as a Stage)’ 프레임워크를 공식화하고, 역사적 공간 자산을 창의적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웨어하우스 30: 2차대전 당시 창고, 4,000㎡ 창의 클러스터로 재탄생
TCDC 중앙우체국 청사: 철거 없이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하는 동시에 새로운 용도로 개조한 대표적인 적응적 재사용 사례
시범 창조 지구: 짜런끄룽(디자인·디지털), 치앙마이(공예·미식), 방샌(해안 창의 관광) 등 각 지역의 특성 맞춤형 정체성 구축
2.4 스크린 투어리즘·로케이션 IP 모델: 미디어 서사를 공간 자산으로
글로벌 영화 및 TV 제작은 ASEAN 전역에서 지역 관광과 공간 브랜딩을 촉진하는 고효율 촉매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적인 촬영 인센티브와 세트제팅 여행 트렌드를 결합함으로써 도시들은 영상에 노출된 장소를 실제 관광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ASEAN 국가들은 이를 두 가지 유형의 지원, 즉 직접적인 재정 환급과 행정적 지원을 통해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는 거버넌스상의 차이다.
캄보디아 - 행정 지원 중심 모델 + 역사 유적 세트장 방문여행: 캄보디아는 2001년 영화 <라라 크로프트: 툼 레이더>를 계기로 유산 기반 스크린 투어리즘을 일찍부터 선도해 왔다. 이 영화는 씨엠립의 따 프롬 사원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중요한 점은 캄보디아의 모델이 환급 중심이 아닌 행정 지원 중심이라는 것이다. 문화예술부 산하 캄보디아 영화위원회(CFC)는 촬영 장비의 수입세 면제, 로케이션 헌팅, 촬영 허가 신속 처리,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국가 차원의 현금 환급 제도는 운영하지 않는다. 역사 유적과 도시 유산을 직접 ‘촬영 준비가 완료된 공간 IP’로 포지셔닝함으로써 지출 규모가 큰 영화·TV 제작진을 유치하고, 장기적으로 대중문화 순례 관광을 촉진한다.
태국: ‘화이트 로터스 효과’ + 제작 환급: 태국은 역내에서 가장 정교한 재정 인센티브 제도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1월 1일부터 해외 제작물은 최대 30%의 현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기본 환급률 15%에 태국인 제작진 고용, 문화 홍보, 지정 지역 촬영, 현지 후반작업 등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가 더해지는 방식이며, 대규모 제작물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1억 5,000만 바트 (약 65억 8,000만 원)의 환급 상한도 폐지했다. HBO <화이트 로터스> 시즌 3가 방콕, 푸껫, 코사무이에서 촬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검색량과 예약 관심이 크게 증가하는 이른바 ‘화이트 로터스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검색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제작 과정에서 현지에 약 3,650만 달러 (약 511억 원)가 지출되고 약 1,000명의 현지 제작 인력이 고용되는 등 구체적인 제작 지출이 발생했으며, 태국은 이를 활용해 관광객의 이동을 지역 해안 및 도시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싱가포르·베트남 - K-드라마 및 글로벌 스트리밍 촬영지 방문 여행: 넷플릭스(Netflix), 디즈니+(Disney+)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국제 공동제작의 확산으로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따라가는 전용 관광 코스가 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도시 랜드마크와 베트남의 대표적인 경관(예: 다낭, 닌빈) 등은 공식 디지털 도보 지도와 가이드형 촬영지 투어를 도입해 화면 속 등장 장면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영화적 허구를 실제 관광객의 방문으로 전환하고 있다.
스크린 투어리즘 IP 가치사슬
1. 국가 지원 | 2. 미디어 노출 | 3. 공간 수익화 |
재정 환급 또는 행정 지원 | 글로벌 스트리밍·TV | 방문여행 코스 |
현금 환급·허가 신속 처리 | 서사 배치 | 유산 브랜딩 |
전략적 시사점: 스크린 투어리즘은 더 이상 단순한 홍보 노출에 그치지 않고 구조화된 경제적 프레임워크로 자리 잡고 있다. 성과를 거두는 ASEAN 도시들은 현금 환급이나 제작 행정 지원을 방영 이후의 디지털 관광 지도·도보 투어와 연계해, 일시적인 촬영지를 지속 가능한 문화콘텐츠 IP로 전환하고 있다. 재정 환급 모델과 행정 지원 모델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정책 수단이며, 예산에 미치는 영향과 과도한 환급 경쟁에 노출되는 정도도 서로 다르다.
3. 글로벌 벤치마크: 유럽과 일본의 교훈
도시 공간을 문화 IP로 수익화하는 것은 동남아시아만의 현상이 아니다. 인구 감소와 탈산업화 전환에 직면한 유럽과 일본은 문화 자산, 대표 건축물, 지역의 서사를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선도한 개척자다. 이들의 경험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이유가 있다. 국가별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오늘날 ASEAN 도시들이 마주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조건과 한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모델 유형 | 도시·소재지 | 핵심 IP·전략 |
건축 IP | 스페인 빌바오 | 구겐하임, 랜드마크 미술관 |
현대미술·섬 | 일본 나오시마 | 베네세 아트 사이트, 지역 재생 |
산업시설 개보수 | 독일 루르 지역 | 촐페어라인, 산업 유산 |
Media & Anime IP | 일본 오아라이 / 누마즈 |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seichi junrei) |
3.1 유럽: 유명 건축물과 탈산업 유산
스페인 빌바오 - ‘빌바오 효과’: 1980년대 심각한 산업 쇠퇴에 직면한 빌바오는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과 협력해 프랭크 게리의 티타늄 외장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를 건립했으며, 1997년 개장했다. 하나의 강력한 건축 IP로 기능하는 이 미술관은 쇠퇴하던 항구도시 빌바오를 세계적인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투자 회수 수치는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중적으로는 미술관이 ‘3년 만에 건설비를 회수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수치는 순수한 공공투자 회수액이 아니라 관광객의 총지출과 이에 부과된 세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바스크지방대학교 베아트리스 플라사(Beatriz Plaza) 교수의 동료심사 연구에 따르면, 초기 공공투자는 세수를 통해 회수하는 데 약 7~9년이 걸렸으며, 추정 투자수익률(ROI)은 약 10.9%였다. 이러한 차이를 명심해야 한다. 관광객의 총지출과 공공투자의 순회수는 서로 다른 회계 항목이며, 이를 혼동하는 것이 바로 ‘기적’이라는 서사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독일 루르 지역 - 산업유산가도(Industrial Heritage Trail): 루르 지역은 과거의 탄광과 제철소를 철거하는 대신, 산업문화유산가도(Route der Industriekultur)를 중심으로 중공업 시설을 문화 플랫폼으로 재활용했다. 에센의 촐페어라인 탄광 단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후 디자인 전시, 음악 공연장, 박물관 등이 들어선 거점으로 탈바꿈했으며, 산업 쇠퇴의 흔적을 지역의 관광 정체성으로 전환했다.
3.2 일본: 인구 감소 속의 지역 재생
나오시마(가가와현) - 현대미술과 섬 IP: 한때 고령화와 인구 감소, 산업 폐기물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나오시마는 베네세 코퍼레이션과 협력해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를 조성했다. 안도 다다오의 지하 건축과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적인 해안가 호박(Pumpkin) 작품 등을 선보이며 이 섬은 세계적인 현대미술 목적지로 재탄생했고, 이후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로 그 범위를 확대했다. 나오시마는 현재 연간 5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유치하며, 트리엔날레 기간에는 방문객이 100만 명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 방문객이다. 2010년 첫 트리엔날레에는 당초 예상치인 30만 명을 크게 웃도는 93만 8,246명이 방문했으며, 일본은행 다카마쓰 지점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111억 엔 (약 1,055억 원)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했다.
방문객은 늘었지만 주민 기반은 회복되지 않았다: 놀라운 방문객 수에도 불구하고, 나오시마를 비롯한 개최 섬 지역사회 가운데는 주민이 수백 명, 때로는 수십 명에 불과한 곳도 있으며, 65세 이상 주민의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일부 지역은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인구 감소에 직면해 있다.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고 해서 주민 기반까지 자동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 ASEAN의 도시·지역 계획 담당자에게 이 사례가 주는 핵심 교훈은 성공적인 관광 목적지와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가 반드시 같은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아라이 & 누마즈 -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일본 지방정부는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와 협력해 도시 경관을 공간 IP로 전환하고 있다. 이바라키현 오아라이는 <걸즈 앤 판처(Girls und Panzer)>와 지역 정체성을 연계했고, 시즈오카현 누마즈는 <러브라이브! 선샤인!!(Love Live! Sunshine!!)>을 활용했다. 지방정부는 공식 촬영지·배경지 지도, 캐릭터를 활용한 대중교통, 축제와의 연계 행사 등을 도입했다. 인구 2만 명 미만의 오아라이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침체기에 약 150만 명까지 감소했던 연간 방문객이 2014~2015년에는 220만~240만 명으로 회복했다. 또한 아귀 축제 방문객은 약 3만 명에서 7만~8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모델을 도입하기 전에 두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첫째는 생존자 편향이다. <럭키☆스타(Lucky Star)> (구키), <걸즈 앤 판처(Girls und Panzer)> (오아라이), <러브라이브! 선샤인!!(Love Live! Sunshine!!)> (누마즈)은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끊임없이 인용되지만, 이들은 재난 이후의 ‘지원 소비’를 비롯한 고유한 여건이 만들어낸 예외적인 성과다. 승자에만 주목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수많은 지역을 무시하면, 근거 없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도 화이트 로터스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경계해야 할 논리다. 둘째는 불균등한 분포다. 오아라이에서도 ‘수십억 엔’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는 중심 상점가를 따라 자리한 상점들에 집중되며, 조금만 떨어진 곳에 있는 소매점에는 유동 인구가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효과가 ‘마을 전체로 확산됐다’는 주장은 낙관적인 해석에 가깝다. 트로스비가 우붓에서 확인한 것과 마찬가지로, 공간 및 부문별 편향이 존재하는 것이다.
전략적 시사점
민관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요소다. 빌바오(구겐하임 재단)와 나오시마(베네세)의 사례는 대규모 도시 IP를 구축하려면 단순한 지자체 보조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민간 부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상위 대도시를 넘어선 확장. 일본의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도시들은 청년층의 외부 유출에 직면한 소규모 지방 도시도 고부가가치의 참여도 높은 틈새 관광객층을 유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 단순히 관련 이미지를 도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작권자·권리 보유자(rights-holders)와 진정성 있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재해석을 통한 보존. 루르 모델은 ASEAN의 순환경제 의제를 뒷받침한다. 유산은 단순히 봉인해 두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조직을 살아 있는 문화 플랫폼으로 전환할 때 가장 잘 보존된다.
집중을 예산에 반영하고 장부를 구분하라. 모든 벤치마크에서 경제적 효과는 공간적으로나 부문별로 편향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총액 기준 수치는 지역사회가 실제로 얻는 순편익을 일상적으로 과대평가한다. 효과의 분배를 고려해 계획을 수립하고, 순액 기준으로 측정해야 한다.
4. 핵심 정책 과제와 측정 인프라
지정이 곧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ASEAN은 물론 앞서 살펴본 선진 경제권의 실증 연구에서도 유네스코 지정, 축제 개최, 스크린 투어리즘의 성공이 장기적인 번영을 자동으로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다. 지정은 가시성을 제공하지만, 실제 경제적 전환은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명확한 성과 지표, 산업적 연계에 달려 있다.
진정성과 상업화 사이에서
ASCC 정책 논의에서 지적됐듯이, 공격적인 IP 자산화는 치앙마이, 조지타운, 반둥과 같은 도시에서 젠트리피케이션과 주민 내몰림를 촉진할 위험이 있다. 지역사회를 우선하는 안전장치가 없다면 창의도시 브랜딩은 문화적 가치를 부동산 투기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측정 인프라: 인도네시아의 창의도시 체계
도시 IP를 책임 있게 상업화하려면 탄탄한 진단 도구가 필요하다. 인도네시아는 다층적인 창의경제 지표 체계를 통해 역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상향식: 창의도시 지수 (IKK) | 하향식: PMK3I 플랫폼 |
시민 네트워크(ICCN)가 개발 | 관광창조경제부(Kemenparekraf) 운영 |
하위 부문 가치 사슬 평가 | 정부 공식 감사 |
서부 자바 지역 27개 도시에 적용 | 정부 현황판·등록부 |
반둥 도시 지수(Patrakomala): 반둥은 전용 포털을 통해 구(kecamatan) 단위에서 창의 활동을 세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설, 지역사회 행사, 경제적 산출을 지도로 시각화해 분석함으로써 지역의 공간 정책 수립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
역내 제도화: 2025년 브리티시 카운슬-ASEAN 역내 인식 조사(British Council–ASEAN Regional Perception Poll)는 도시 공간 디자인, 즉 “도시, 거리, 공공 공간의 디자인”을 역내 창의경제에서 측정 가능한 핵심 영역으로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결론: 역내 도시 전략을 위한 핵심 시사점
정체성보다 인프라가 우선이다. 타이틀이나 축제, 촬영 세트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없다.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차원의 측정 시스템, 적응적 재사용 정책, 디지털 유통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서사는 경쟁 우위 요소다. 다만, 단서가 있다. 여행 시장이 진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지역의 문학, 미식, 건축, 영상 노출을 일관된 브랜드 IP로 전환하는 도시가 ASEAN의 도시재생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사례는 분명한 교훈을 보여준다. 관심은 집중되고, 총액은 순액을 과대평가하며, 성공한 사례는 실제로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수많은 사례보다 훨씬 자주 인용된다. 전략적 과제는 바이럴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이 지속적인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나타났는지를 정직하게 측정하는 것이다.
참고자료 및 주요 정책 채널
역내 정책 프레임워크(ASEAN 공식)
ASEAN 창의경제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2025년 5월) — asean.org
ASCC 정책 브리프 제32호 및 동향 보고서(2026년 4월) — asean.org
ASEAN 관광 전망 2025(2025년 10월) — asean.org
ASEAN 통계 데이터 포털 — data.aseanstats.org
기관·국가별 포털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 unesco.org/en/creative-cities
태국 창조경제진흥원(CEA) — cea.or.th | creativecity.cea.or.th
태국 영화사무국(TFO) — tfo.dot.go.th
캄보디아 영화위원회(CFC) — 문화예술부
방콕 디자인 위크 — bangkokdesignweek.com
달랏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 dalatcreativecity.com
관광창조경제부 창의도시 플랫폼(PMK3I) — kotakreatif.kemenparekraf.go.id
파트라코말라 반둥 포털 — patrakomala.disbudpar.bandung.go.id
인도네시아 창의도시 네트워크(ICCN) — iccn.or.id
이 글은 2부작으로 구성된 시리즈 중 2부다. 역내 정책 프레임워크와 거시 관광 데이터는 1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