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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KOREA

문화예술-산업동향

인공지능, 저작권, 그리고 창의산업(2026)

  • 6일 전
  • 4분 분량

핵심 결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스템은 이제 단 몇 초 만에 창작물을 모방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명시적인 동의나 보상 없이 인간이 만든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모델에 학습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결과, 저작권이 창작자에게 부여해 온 보호 장치가 현재 위협받고 있다.


하원 통신·디지털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문제가 영국의 저작권 체계가 뒤떨어졌거나 개혁이 필요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보다는 보호 대상 저작물이 무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점, 그리고 AI 개발자들이 모델 학습 방식에 대한 투명성을 거의 공개하지 않는 점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저작권자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사용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고, 사용되었더라도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게다가 영국에는 강력한 '인격권(personality right)'이나 디지털 초상(likeness)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장치가 없다. 이로 인해 창작자와 실연자(연주자·배우 등)들은 자신의 고유한 스타일, 목소리, 페르소나를 모방하여 피해를 주는 AI 생성물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위원회는 정부가 막연한 AI 이익을 위해 저작권법을 약화시켜 창작 산업에 피해를 주기보다는, 영국이 '책임감 있고 라이선스(계약)에 기반한 AI 개발'의 세계적인 중심지가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요약

영국은 두 가지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 첫 번째 미래 (권장하는 길): 영국이 책임감 있고 라이선스에 기반한 AI 개발의 세계적 중심지가 되는 것이다. 이 미래에서는 영국 콘텐츠를 사용하는 상업용 모델 개발사들이 사전 허가를 받고 저작권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므로, 법적 책임 문제없이 모델을 배포할 수 있다. 영국의 자체적인 AI 역량은 학습 데이터와 개발 과정이 투명하게 검증되는 '주권적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영국의 국가적 강점과 창작 기술 혁신이라는 독보적인 장점을 살려, 창작 산업과 AI 부문이 모두 상생할 수 있다.


  • 두 번째 미래: 영국이 창작 콘텐츠의 대규모 무단 사용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해외에서 불투명하게 학습된 모델에 장기적으로 의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이익은 소수의 미국 기반 기업에 돌아가는 반면, 영국 창작자들의 피해는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오직 첫 번째 길만이 영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한다. 영국의 창조 산업은 2023년 영국 경제에 1,240억 파운드(한화 약 246조)를 기여했으며, 2030년까지 총 부가가치(GVA)가 1,410억 파운드(한화 약 28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성장 동력이다. 이러한 성공의 바탕에는 창의성에 보답하고 창작 활동을 위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며 국제적인 존경을 받는 '골드 스탠다드(세계적 기준)' 저작권 체계가 있다.


AI 시대에 저작권이 보장하는 창작자 보호 조치는 위협받고 있다. 생성형 AI가 단 몇 초 만에 창작물을 모방해 낼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러한 '속도'가 원작의 바탕이 되는 인간의 창의성, 기술, 헌신의 가치를 대체할 수는 없다. 또한 이러한 AI의 능력은 인간이 만든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학습한 결과에 의존하고 있고, 학습한 콘텐츠 중 상당수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으며 창작 영역에서 직접 가져온 것이다.


이는 영국의 저작권 체계가 낡았거나 개혁이 필요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광범위한 무단 저작물 사용과 AI 개발자들의 불투명한 학습 방식 때문에 권리자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쓰였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고 권리 침해에 대응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력한 '인격권'이나 디지털 초상에 대한 구체적 보호법이 없어, 창작자들은 자신의 스타일이나 목소리를 흉내 낸 유해한 출력물에 제동을 걸 수 없다.


이러한 문제들은 개별 저작권자들의 생계에 실질적인 위험이 된다. 창작자들은 이미 자신의 작품과 정체성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는 구체적인 경제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시장에 쏟아지는 AI 생성 콘텐츠가 인간의 작업을 대체하고 유료 의뢰 건수를 가로채고 있다.


한편, 기술 업계 이해관계자들은 저작권 보호 저작물을 활용한 대규모 AI 학습을 합법화하기 위해 상업적 목적의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TDM)에 대한 광범위한 예외 조항'을 영국에 도입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없다면 영국의 AI 산업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영국의 저작권법 약화가 AI 산업을 대폭 확장시킬 것이란 주장에 대한 증거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반면, 상업적 TDM 예외 조항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면 AI 학습용 저작물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유인이 사라져 저작권자들에게 예측 가능한 피해를 주게 된다.


불확실한 AI 수익을 위해 영국의 탁월한 창작 역량을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은 도박이다. 이제는 AI의 잠재력을 창의성과 경제 성장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창작자의 생계를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권고한다.


  • 거부권(Opt-out) 모델을 전제로 한 새로운 상업적 TDM 예외 조항 도입 배제

    정부가 AI와 저작권에 대한 초기 접근 방식을 '재설정'한 것은 옳았으나, 일관되지 않은 대외 메시지와 장기화된 의견 수렴 기간으로 인해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고 라이선스 계약 및 투자가 정체되었다. 정부는 향후 1년 이내에 AI 및 저작권 접근 방식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발표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거부권(옵트아웃) 메커니즘을 가진 새로운 TDM 예외 조항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 정체성, 스타일 및 디지털 복제물에 대한 보호 공백 해소

    정부는 승인되지 않은 디지털 복제물과 창작자의 스타일을 유해하게 흉내 낸 'in the style of' 방식의 AI 생성물을 규제하는 보호책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창작자와 실연자가 자신의 정체성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명확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AI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 공개를 법적 의무로 규정

    정부는 AI 개발자를 위한 명확하고 강제성 있는 투명성 프레임워크를 수립해야 한다. 이 제도는 저작권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세부적인 정보 공개를 보장하되, 영국의 소규모 AI 기업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신중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 공정하고 포용적인 영국 라이선스 시장 여건 조성

    AI 활용을 위한 콘텐츠 라이선스 시장은 이미 형성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교환(Creative Content Exchange)' 파일럿 프로그램 같은 단일 시장 플랫폼에만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규모의 저작권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작동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기존의 저작권 집중관리단체(CMO) 등과의 협력을 통해 보상금이 개별 창작자에게 실제로 전달될 수 있는 메커니즘도 모색해야 한다.


  • 통제, 출처 및 라벨링을 위한 기술 표준 개발 선도

    정부는 권리 유보(rights reservation), 데이터 출처(provenance), AI 생성 콘텐츠 라벨링을 위한 개방형·상호운용형 및 글로벌 정렬 표준의 개발과 도입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는 라이선스 우선 접근 방식을 지탱할 기술적 도구가 될 것이며, 효력 있는 시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법제화도 준비해야 한다.


  • 소버린 AI 모델의 개발 및 도입 우선 지원

    해외 사례를 보면 독자적으로 관리되는 국내 AI 시스템이 미국 중심의 불투명하게 학습된 모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대체할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주권적 AI 구축 노력은 투명성을 높이고 저작권을 존중하는 모델의 창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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