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트렌드 형성하기 (2020)
- hub asean
- 7월 28일
- 3분 분량
유엔 보고서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다섯 가지 메가트렌드를 중심으로 세계의 변화를 진단하고 있다. 기후 변화, 인구 고령화를 포함한 인구 구조의 변화, 도시화, 디지털 기술의 부상, 그리고 불평등의 심화는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인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들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만큼, 인간의 결정과 정책 선택을 통해 그 방향을 바꾸거나 개선할 수 있다. 2030 아젠다의 목표를 온전히 실현하고, 앞으로 75년 동안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이 트렌드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메가트렌드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하나의 트렌드를 겨냥한 정책이 다른 트렌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공동이익(co-benefit)’은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더욱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변화가 가능해진다.지금 바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실행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는 이 시대의 메가트렌드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유엔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논의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각국 내에서 지속적인 행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적 합의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유엔은 또한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을 위해 국제적 연대를 조율하고 필요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연결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유엔은 국제적 협력의 구심점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 적응을 위한 공동 행동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 유엔은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국가별 자발적 기여(NDC)와 실행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기술적 자문과 기후 재정 동원도 주도하고 있다.생물다양성, 사막화, 화학물질 등 환경 관련 주요 협약들 또한 유엔 체계 안에서 마련되어 왔으며, 이는 회원국들이 다양한 환경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실질적인 지침이 되고 있다.
인구 구조의 변화 역시 유엔이 선도적으로 다루고 있는 분야이다. 유엔은 세계 인구 동향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구 변화의 원인, 그에 따른 기회와 도전 과제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유엔은 인구 변화가 긍정적인 ‘인구 보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각국이 사회 구조와 제도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특히 기존의 전통적 가치관이나 사회 규범과 충돌하는 민감한 정책 변화에 있어 더욱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도시화를 위해서도 유엔은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UN-Habitat의 글로벌 도시 관측소(Global Urban Observatory)와 도시 번영 지수(City Prosperity Index)는 도시 발전의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유엔은 또한 ‘새로운 도시 의제(New Urban Agenda)’의 이행을 통해 도시 공간에 대한 포괄적 정책과 계획, 재정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각국과 도시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도시 포럼(World Urban Forum)’과 같은 다자 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대한 대응도 유엔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기술은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동시에 윤리적·사회적 위험도 동반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과 활용은 반드시 인권과 윤리 기준에 부합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 지구적 합의가 필요하다. 유엔은 관련 이해관계자 간의 대화를 주도하며, 최첨단 기술의 연구와 개발, 사용에 있어 공통의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 2020년 유엔 창설 75주년은 디지털 협력을 위한 새로운 글로벌 약속을 수립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이는 기술을 정의롭고 포용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의 목표와 행동 지침을 담고 있다.
불평등 해소에 있어서도 유엔은 국제사회 내에서 가장 중요한 다자 협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많은 정책들은 기술적 조언이나 역량 부족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해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엔은 정부가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도록 돕고, 성별·소득·지역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불평등의 양상과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세분화된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또한 정책 개입의 효과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전략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여성과 소녀에 대한 차별이라는 가장 뿌리 깊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엔 경제학자 네트워크(United Nations Economists Network)는 이러한 과제들을 통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 플랫폼이다. 이 네트워크는 경제 개발 담당 유엔 사무차장보이자 수석 경제학자인 엘리엇 해리스(Elliott Harris)의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 유엔 체계 내 다양한 기관들이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된 이슈를 함께 연구하고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협업을 촉진하며, 각국의 유엔 상주조정관 사무소(RCO) 및 유엔 국가팀(UNCT)에 대해 경제·재정·사회 정책 분야에서 전문적 조언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